절대적 가치를 찾아 떠나는 여정 - Fisherman [The Dragon Warrior] 모든 인류가 그렇진 않지만, 어떤 이들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존재한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신을 믿는 종교인이 될 수도 있고, 온전한 이론을 찾아 나서는 과학자가 될 수도 있다. 혹은 어느 한 사람 소외시키지 않고 모두에게 이로운 제도를 만들고자 하는 행정가 일 수도, 진리를 찾아 나서는 연구가 일 수도 있다. 마치 소설 속, 혹은 게임 속에서 용을 찾아 나서는 사냥꾼의 모습처럼. 용을 쫓는 상황이야 저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누군가가 용 사냥꾼에게 냉소적으로 지나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 ‘세상에 용이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 용 사냥꾼은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피셔맨(Fisherman)의 앨범 [The Dragon Warrior]는 정규 앨범답게 긴 호흡을 담고 있으면서도 특유의 차분한 전개를 잃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긴장을 유지한다는 것이 큰 미덕이다. 단순히 피쳐링한 음악가가 많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체적인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피셔맨의 곡이다. 여기에 극적인 터치는 없더라도 피셔맨은 자신의 고민을 투영하듯 여러 방식으로 곡을 풀어내고는 한다. 피쳐링진으로부터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는 곡이 있는가 하면,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곡도 있다. 재즈, 보사노바부터 힙합까지 자유롭게 오가면서도 ‘이 사람과 할 때는 이런 스타일을 붙였겠지’ 하는 예측에서 벗어난 곡이 많다. 그래서 앨범 전체를 듣다 보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여기에 신스 사운드나 구성 방식을 들어보면 프로듀서, 디제이를 떠나 피셔맨이라는 음악가의 여정이 제대로 집약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CD는 그래서 단순히 인스트루멘탈 모음이 아니라, 앨범을 구성하는 작품의 일부이다. 절대적 가치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라는 상대적인 것에서도 등장하며, 역설적으로 누군가가 참여한 곡에서는 “너”를 이야기하며 “나”를 정의하는 과정을 겪는다. 누구나 절대적 가치에 관한 고민은 살면서 필수적으로 한 번씩 할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각자의 용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며 그것을 쫓기 전에 그것을 쫓는 것 자체가 맞는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 앨범은 그만큼의 무게를 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음악적으로도 훌륭한 감상 지점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피셔맨 특유의 질감과 멜로디 전개는 물론, 공간감과 사운드 구성까지 시그니처에 가까운 소리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여러 폭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제 눈을 감고, 처음부터 끝까지 앨범을 천천히 감상해보자. 아마 각자 쓰고 싶은 글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길 것이다. - bluc produced by fisherman written by BewhY, Darin, Jiwoo, Khundi Panda, Kim Ximya, Ku One Chan, SUMIN chorus by BewhY, Jiwoo, Ku One Chan, SUMIN, WISUE piano, synthesizer, drum, bass played by fisherman guitar played by seung bin lee album advised by seung bin lee vocal mixed by BewhY(track 03), James Fouren(track 5, 7, 9, 10, 13) photography by l.k.j video by roses are red violets are 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