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Not Punk. Just Drunk. 지니어스 EP ‘Lucky Mistake’ 지니어스의 주요한 목표는 록스타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분명 이들은 비범한 크기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낯익은 듯 하면서도 국적을 짐작하기 어려운 (아마도 김일두의 ‘저렴한’ 발음 때문일 것이다) 묘한 사운드하며, 깊숙하게 배어 있는 염세적인 기운을 유머러스함으로 감싸서 어딘가 초월적인 기분까지 드는 가사까지. 하지만 스티브가 언제나 툴툴거리듯 머리 큰 아저씨가 밴드의 보컬인 이상 솔직히 그 꿈을 이루는 것은, 하물며 한국에서, 부산에서 록스타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진짜 강력한 점은 이미 그들 스스로는 자신을 록스타라 생각하고 있고, 남들의 인정을 받는 것은 그저 옵션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비를 들여 미국 투어를 감행하고 일본과 (스티브의 고향이기도 한) 대만을 넘나들며 공연을 하고 있는 것도 상업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두거나 해외 진출의 이력을 남기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다른 공기를 마시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투어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 어쨌든 그들은 이름부터 이미 ‘천재(지니어스)’인 것이다. 본 작 ‘Lucky Mistake’는 지니어스가 새로운 레이블인 붕가붕가레코드와 계약하면서 새로이 내놓은 미니 앨범이다. 원래는 한 곡의 싱글로 기획했던 타이틀이나, 어느새 세 곡이 되었다. 나는 88살이 될 때까지 살 터인데 88살이 될 때까지 무엇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질문을 숨가쁜 속도로 달리며 냉정하다 싶을 정도의 건조함으로 내던지는 타이틀 곡 ‘Until I’m 88 years old’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들 특유의 아이러니함. 이어지는 곡은 주어 동사에 명사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 단순한 영어임에도 ‘김일두가 쓴 것’이라는 인장이 확실하게 박혀 있는 듯한 서정성인 느낌이 드는 ‘Left Shoulder’이다. 그리고 첫 곡을 느린 속도로 몽롱하게 풀어낸 9분짜리 연주곡 ‘Until I’m 88 Years Old (Slow)’는 미니 앨범의 짧은 러닝타임을 마무리하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들을 처음 만난 후 밴드가 기존에 사용했던 바이오그래피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말은, 스티브가 남겼다는 한 마디다. “We are not punk. Just Drunk.” 우리는 펑크가 아니다. 그저 취했을 뿐이라는 이 말은 영어로 썼을 때 울림이 좋은 운율을 가진다. 스스로의 음악들을 ‘취권’이라고 표현하는 이들인 만큼, 술을 마시는 듯한 느낌으로 들으면 좋을 그런 노래들이다. 비록 16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으로 취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번은 그냥 1차를 한다는 느낌으로. 밤을 새고 마실 기회는 앞으로 얼마든지 있을 테다. 붕가붕가레코드의 열일곱 번째 디지털 앨범이다. 작사와 작곡은 김일두, 편곡은 지니어스 멤버들이 함께 했다. 연주도 멤버들이 했다. 녹음, 믹싱, 마스터링은 모두 리청목. 커버는 리청목이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김기조가 작업했다. 유통은 미러볼 뮤직. 섭외 및 기타 문의는 붕가붕가레코드 [email protected] 070-7437-5882.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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