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탑승 전 안내 말씀 나는 가끔 여행 계획이 없어도 공항에 가보곤 한다. 언제든 어디로든 떠나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은 때론 큰 위로가 되기도 하고 또 때론 다시 마주한 일상을 더 초라하게 만들곤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봄만 되면 여행 생각에 들뜨곤 하고, 우리 엄마는 입지도 못하는 비키니를 고르기도 한다. 무언가로부터의 해방을 준비하는, 기대하는,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25분짜리 편도 여행을 준비해 봤으니 즐거운 비행되길 바라며! 1. Vancouver 2 여행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아무래도 비행기가 땅에서 발을 뗄 때가 아닐까 싶다. 이 곡은 그때의 감정으로 만든 노래다. 카니발에서 드레스형의 스케치를 듣자마자 거의 곡을 완성하고 다음 날 바로 무대에서 불렀을 때의 그 감정은 나에게 첫 여행만큼이나 소중한 감정이다. 첫 비행의 감정을 온전히 즐기길 그리고 아름답게 간직해 주길 바란다. 2. 연착 가끔은 시간이 실제로 빠르게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순간들이 있다. 수학여행의 마지막 밤, 수능의 수학 영역, 이십 대 등등 그런 소중한 순간들이 조금만 천천히 흘러갔으면 하며 만든 곡이다. 내레이션을 넣을까 했는데 오글거린다는 회사의 의견과 절친한 친구들의 강경한 반대로 빼게 됐다. 3. 직항 직항, 편도와 같은 단어는 무언가 비장한 느낌이 들게 한다. 돌아올 수 없다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해서일까. 삶이라는 게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태어나 살다 가는 것. 17살에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 것. 내가 결정한 그 원 웨이 에서 느낀 것들을 가사로 담았다. 승객도 당신 파일럿도 당신이다. 주변의 말들에 너무 흔들리지 말길. 4. 쟤 발매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소개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드는 곡이다. 청춘의 투박함과 어리석음에 조금은 너그러운 세상이 되길 바라며 용기를 내본다. 5. 난기류 지난여름 탄 비행기가 심각한 난기류를 만나 4시간 동안 심하게 흔들렸었다. 겁과 쓸데없는 상상력이 풍부한 나는 그때 비행기가 추락한다면 나와 같이 죽게 될 나머지 승객들에게 말 못 할 동질감을 느꼈다. 결국 다 비슷한 상처와 결핍을 가지고 사는 똑같은 사람이겠지. 난기류를 지나고 바라본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했다. 어이가 없었다. 찾아보니까 긴 비행에서 그 정도 난기류는 다 만난다고 하더라. 너무 겁내지 말고 좌절하지 말길! 6. Dominic Fike 프랭크 오션을 제일 좋아하던 한 친구는 요즘 도미닉 파이크에게 푹 빠졌다고 합니다~ 7. Lovers Rock 밴쿠버의 한 호텔에서 TV girls의 노래를 듣다 쓴 노래다. 가사는 뭔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 지나가는 음성메모 쪼가리를 멋진 곡으로 탄생시켜 준 드레스형에게 감사의 마음을! 8. Your Highness 비행 중에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지는 알림음은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편안하다. 이 노래가 누군가의 불행이 끝났음을 알리는 알림음이, 잠 못 드는 밤의 끝을 알리는 수줍은 아침 해가, 자장가가 되길 바라며 만들었다. 이 노래 들으면서 깨지 말고 푹 자면 더할 나위 없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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