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Part.1

2nd Part.1

유난한 봄날에 담담하고 상냥하게 부르는 노래. 성숙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바닐라 어쿠스틱의 정규 2집 Part.1 '잿꽃' 성숙의 순간은 언제 알 수 있을까. 예민하게 굴던 일이 이제는 대수롭지 않아질 때? 엄마 없이도 혼자 차려먹는 밥상이 부족하지 않을 때? 나에게서 타인에 대한 친절을 발견할 때? 바닐라 어쿠스틱이 보여주는 성숙은 가장 후자의 성숙이다. 유난한 봄날에 그저 담담하고 상냥하게. 우리가 듣기 좋으라고 신중하게 하나하나 놓은 음표들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친절이자 성숙을 발견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봄과 어울리는 곡들이 가득 담긴 정규 2집 Part.1은 매니아 층을 공략하던 여태까지의 앨범에서 약간의 노선을 바꾼, 대중과의 호흡에 초점을 둔 차별화를 가진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대중과의 호흡이라고 하면 흔히 음악적 해이에서 오는 듣기 쉬운 멜로디의 음악을 생각하겠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이 보여주는 대중과의 호흡은 되려 성숙해지고, 조밀하게 짜여진 구성의 음악이다. 성숙, 조밀과 같은 단어들로 채워진 앨범이 어떻게 대중성을 논할 수 있겠냐 하겠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이 보여주는 대중성과 성숙은 조금 다르다. 이들이 만든 앨범 속 성숙은 어찌 보면 나이 들어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펼쳐놓은 나이 먹음의 성숙은 한결 여유롭다. 이런 여유로운 편안함은 대중을 대하는 것에 있어 밴드의 음악관을 강요하지 않는, 색깔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나 한결 듣기 좋은 친절한 앨범으로 탄생했다. 이것이 바닐라 어쿠스틱이 정규 2집 Part.1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 대중과의 호흡이다. 타이틀 곡인 '잿꽃'은 전 앨범 '반지하 로맨스'의 연장선에 있는 곡으로 잊지 못하는 미련에 대한 이야기로, 사랑으로 다 타버린 내 가슴에 다시 꽃이 핀다는 얘기를 담고 있다. 클래식 기타 2대가 만들어내는 애절한 느낌이 담은 사운드가 매력적이며 8마디 단위로 반복되는 블루 노트를 포함한 기타 리프는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이 곡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메인 보컬 ‘성아’이다. 이전까지의 앨범에서는 ‘바닐라맨’과 ‘성아’의 보컬 파트 분배가 균등했다면, ‘잿꽃’에서는 ‘성아’ 위주의 곡 진행을 하고 있고 때문에 ‘성아’의 보컬로서의 역량이 굉장히 돋보인다. 그리고, 막내 ‘타린’의 아코디언 연주에서 밴드 활동 초기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새롭게 만들어가는 바닐라 어쿠스틱만의 색깔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 정규 2집 Part.1은 바닐라 어쿠스틱이 한 장르에만 멈춰있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고편 같은 앨범이다. 성숙에서 오는 친절함으로 앨범 속에서 기존의 색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대중에게 다가가는 노련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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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lla Acoustic · 1366646400000

유난한 봄날에 담담하고 상냥하게 부르는 노래. 성숙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바닐라 어쿠스틱의 정규 2집 Part.1 '잿꽃' 성숙의 순간은 언제 알 수 있을까. 예민하게 굴던 일이 이제는 대수롭지 않아질 때? 엄마 없이도 혼자 차려먹는 밥상이 부족하지 않을 때? 나에게서 타인에 대한 친절을 발견할 때? 바닐라 어쿠스틱이 보여주는 성숙은 가장 후자의 성숙이다. 유난한 봄날에 그저 담담하고 상냥하게. 우리가 듣기 좋으라고 신중하게 하나하나 놓은 음표들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친절이자 성숙을 발견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봄과 어울리는 곡들이 가득 담긴 정규 2집 Part.1은 매니아 층을 공략하던 여태까지의 앨범에서 약간의 노선을 바꾼, 대중과의 호흡에 초점을 둔 차별화를 가진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대중과의 호흡이라고 하면 흔히 음악적 해이에서 오는 듣기 쉬운 멜로디의 음악을 생각하겠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이 보여주는 대중과의 호흡은 되려 성숙해지고, 조밀하게 짜여진 구성의 음악이다. 성숙, 조밀과 같은 단어들로 채워진 앨범이 어떻게 대중성을 논할 수 있겠냐 하겠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이 보여주는 대중성과 성숙은 조금 다르다. 이들이 만든 앨범 속 성숙은 어찌 보면 나이 들어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펼쳐놓은 나이 먹음의 성숙은 한결 여유롭다. 이런 여유로운 편안함은 대중을 대하는 것에 있어 밴드의 음악관을 강요하지 않는, 색깔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나 한결 듣기 좋은 친절한 앨범으로 탄생했다. 이것이 바닐라 어쿠스틱이 정규 2집 Part.1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 대중과의 호흡이다. 타이틀 곡인 '잿꽃'은 전 앨범 '반지하 로맨스'의 연장선에 있는 곡으로 잊지 못하는 미련에 대한 이야기로, 사랑으로 다 타버린 내 가슴에 다시 꽃이 핀다는 얘기를 담고 있다. 클래식 기타 2대가 만들어내는 애절한 느낌이 담은 사운드가 매력적이며 8마디 단위로 반복되는 블루 노트를 포함한 기타 리프는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이 곡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메인 보컬 ‘성아’이다. 이전까지의 앨범에서는 ‘바닐라맨’과 ‘성아’의 보컬 파트 분배가 균등했다면, ‘잿꽃’에서는 ‘성아’ 위주의 곡 진행을 하고 있고 때문에 ‘성아’의 보컬로서의 역량이 굉장히 돋보인다. 그리고, 막내 ‘타린’의 아코디언 연주에서 밴드 활동 초기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새롭게 만들어가는 바닐라 어쿠스틱만의 색깔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 정규 2집 Part.1은 바닐라 어쿠스틱이 한 장르에만 멈춰있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고편 같은 앨범이다. 성숙에서 오는 친절함으로 앨범 속에서 기존의 색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대중에게 다가가는 노련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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