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부는 바람이 좋다. 어디선가 시시한 노래를 부르며 다가와 희미해진 모든 것 사이에 율동을 쥐여 주며 바람은 친절히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 굳은살 베인 손가락 사이에 간지럼을 태우다 뒷마당 벚나무에 달린 마지막 낙엽 하나에게까지, 모든 것이 이제 충분타 말해 주려던 걸까. 한 움큼 꽃씨를 안고 또 다른 계절을 기다리냐고 물어보는 걸까. 지난 계절, 기나긴 싸움 앞에 서성이다 '너는 아무것도 끝내지 못했다'고 되물어 볼 때, 나의 작음은 은은한 억새와 가벼운 풀씨로 남아 가을바람 위에 오른다. 나의 절망은 서두르지 않고 그저 또 다른 계절로 떠난다. 가을이 왔고 바람이 분다. [Credit] Producer 이승호(SKYline) Composed & Piano by 이승호 Mixed & Mastered by 이승호 @SKYline studio Artwork Rachel &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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