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더나잇 (We Are The Night) [매일매일] [앨범소개] 미러볼뮤직, 레이블임이 서점 리스본과 손을 잡고 진행하는 [언어 그 이상]은, 뮤지션 본인의 인생책 또는 서점 리스본에서 추천하는 여러 권의 책 중에서 뮤지션이 1권을 선택. 그를 읽고 영감을 받아 싱글 앨범을 발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인디 출판사와 인디 뮤지션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으며, 인디 컬쳐 간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더 큰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이름처럼 활자에 기반을 두었던 이야기들이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위아더나잇-곡소개] ‘시와 산책’. 책을 덮고 길을 나섰다. 골목길 어딘가 숨겨진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다. 거창하게도, 이 시대에 꿈꾸기 어려운 희망 같은 것들 말이다. 우리가 살아갈, 살아낼 이유의 흔적들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포기하기 전까지는. 그래. 다시 길을 나서자 [정현주작가-곡소개] 혼자 멀리 걷던 봄밤이 있었습니다. 가장 긴 산책은 끝을 상상해보지 못한 사랑이 끝나려던 밤이었지요. 한 발 내딛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또 한 발 내딛고는 두고두고 내 편일 줄 알았는데 원망했습니다. 몇 발 더는 이제는 지키지 못하게 된 약속들이 떠올랐고, 멀리 걸었을 땐 나를 생각했습니다. 바쁘다며 서둘러 끊던 전화, 일이 많다며 취소했던 약속, 마음 아파하던 그 사람에게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던 시간들. 마침내 도달한 질문은 사랑을 지키려고 나는 왜 더 노력하지 않았던가였습니다. 울며 걷던 사람은 더 잘 사랑하려는 사람이 되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룻밤에 이루어진 일은 아니었고 봄이라는 계절을 통째로 걸으며 보낸 뒤였습니다. [시와 산책]. 손 닿는 곳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열어보는 책입니다. 손길이 묻고 눈길이 스쳐 어느 새 낡아졌습니다만 소중합니다. 너른 풀밭 위를 매일 걸어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는 사람처럼 페이지마다 더하고 더한 밑줄이 꼭 내가 만든 마음 길 같습니다. 동네를 사랑하기 위해 걷는 사람. 소리 없이 걷는 고양이와 눈 인사를 하고 긴 산책을 마치고 나면 옥상에 올라가 불빛 하나마다 돌아 누운 사람의 굽은 등이나 잠든 사람의 순한 눈꺼풀을 상상하는 사람.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내 안을 향하는 눈길을 돌려 바깥을 보고 상상하는 마음의 필요. 작은 길 하나를 만들 만큼 많은 밑줄을 그었지만 처음 만든 파란 선을 가장 좋아합니다. ‘겨울을 겨울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에 대해 적었습니다. 당연해 보여도 우리는 대부분 봄의 마음으로 겨울을 봅니다. 춥고 비참한 계절이 어서 끝나기를 바라면서요. 그래봐야 겨울은 겨울의 시간이 끝내고야 떠납니다. 고통은 어땠던가요. 바로 어젯밤, 오래 전 홀로 헤매던 나를 닮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아파요. 어쩌면 좋죠?”라고 묻길래 이 시간을 기억해보면 어떨까 물었습니다. 왜 아픈지, 무엇이 달라져야 할 지를 배워야 할, 사실은 쉽게 오지 않는 한때인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곤 힘내라는 말 대신 “괜찮다면 연락해요. 같이 걸어요.”라고 했습니다. 걷다가 만나는 고양이의 사뿐한 꼬리가, 불빛이 희미한 창문 너무 인형을 안고 자는 꼬마에 대한 상상이, 겨울을 겨울의 마음으로 보내고 이제 봄에 도착하여 열심히 꽃망울을 준비하는 길가 나무가 우리 편이 될 것을 알았으니까요. 그러니, 우리 걸어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떠올릴 시 한편을 마음에 걸고서. 봄날 귓가에는 위아더나잇의 노래가 좋겠어요. 온종일 울다가 나서도 발걸음을 사뿐하게 해줄, 하지만 ‘울던 너의 마음 나도 알아’ 말해줄 노래. 내 곁에 서서 고양이처럼 걷지만 노을처럼 물들일 노래. [Credit] WE ARE THE NIGHT 함병선 9z / Vocals 릴피쉬 Lil FISH / Synthesizers, Guitars 황성수 / Synthesizers, Bass 김보람 / Drums Lyrics by 함병선 (9z) Composed 함병선 (9z), Lil FISH Arranged by WE ARE THE NIGHT Recorded by WE ARE THE NIGHT Mixed by 황성수 Mastered by 전훈 at SONICKOREA (Assist. 신수민) Album Artwork 유지인(@mayinyou) M/V 유지인(@mayinyou) Executive Produced by 미러볼뮤직, 레이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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