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 플로우 [누군가의 하루 완성집] 1. 충분해 참 많이도 힘들었다. 밀려드는 후회들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아무렇지 않게 흘러간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난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랑했고 또 그만큼 아팠다. 그럼 됐다. 지금 서로의 모습이 어떻든 이제 우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더는 네가 그립거나 밀려드는 후회들로 하루가 더디지 않다. 다 괜찮다. 고생했다, 우리. 2. 이별을 말하다. 네가 미웠다. 그래서 원망도 했다. 아니 어쩌면 다 내 잘못인지도 모른다. 자책감, 그리움 그리고 후회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언제부턴가 네가 떠난 일은 인연이 아니었던 것이고, 생각처럼 안 되는 수많은 일들 또한 나와는 연이 없던 것이라 깨달았다. 그래, 그렇게 될 일은 기어이 그렇게 되고야 만다. 이 모든 것을 깨닫고 나니 세상이 공허해졌다. 3. 디어마이프렌드 순간이 쌓여 세월이 된다.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듯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또 다를 것이다. 부디 세월에 따라 조금씩 희미해지는 그 찬란했던 순간들을 기억해주기를. 4. 잘한 일인 거죠 (feat. 한올) 만남이 있으면 어떤 이유에서든 이별도 있기 마련이다. 딱히 그 대상이 그리운 것은 아니다. 그저 문득 스치는 생각에 다시금 그 시간들에 대한 후회가 떠오른다. 지금의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내 옆에 있어 줬던 그 시간들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 그래, 어쩌면 차라리 잘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5. 너의 하루 이제 내 하루에 그대가 없듯 그대의 하루에도 내가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6. 그날의 우리 사랑이 외로움을 지울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이 깨지는 순간 겪어보지 못한 더 큰 외로움이 몰려왔다. 조금의 관심을 바란 사람. 조금의 이해를 바란 사람. 그렇게 서로는 지쳐갔다. 해가 지던 저녁에 매일을 함께 걷던 그 거리에서 이별했다. 지치고 지친 모습으로 돌아서던 너의 뒷모습에 그동안 홀로 외로이 지새웠을 밤들이 겹쳐져 미안하고 아프다. 그립다. 7. 내 맘이 어떻든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가 지난다. 마냥 짧게만 느껴졌던 하루가 지금은 왜 이렇게 길고 어려운지. 표정없이 지나는 시간들이 야속하다. 그 시간들 틈으로 보이는 너는 참 아프다. 어떻게해야 하는 걸까 나는 아직도 이 하루가 어렵기만 하다. 8. 널 만나러 가는 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매일 밤을 아쉬움으로 지새던 내가 스르르 단잠에 들고 매일 반복되는 아침이 버겁던 내가 웃으며 눈을 뜬다. 햇살도 좋고, 불어오는 바람도 좋고. 오늘이 유난히 맑은 이유는 내 옆에 네가 있어서 인가보다. 9. 괜찮을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우리가 서 있던 자리는 달랐고, 지금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왔을 뿐. 그렇게 생각하며 괜찮을 거라 나를 다독였던 시간들. 하지만 떠나 보낸 뒤에 남는 그 미련은 너무 아프고 힘들다. 너 또한 이 미련과 그리움이 남아있기를 또 나처럼 아파하기를. 아니, 나와는 달리 행복하길 바라본다. 10. 우리였던 시간들 (feat. 조은희) 어쩌다 문득 떠오르는 헤어진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내 마음이 미처 식기도 전에 건네받은 헤어지자는 말. 이보다 더 가슴 저리게 아픈 이별이 있을까? 힘들지만 사랑하는 사이, 그렇기에 헤어져야 하는 연인. 그래서 모든 시간을 지우는 것이 힘든 이별. 이미 내 힘으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덩그러니 놓인 우리. 그 기억 속 우리를 비워 내기엔 아직도 '우리였던 시간들'이 멍울져 가라앉아 있다. 11. 새벽 딱히 무슨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해서 해결될 고민도 아니다. 어쩌면 그저 힘겹게 버텨낸 하루가 가는 게 아쉬운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눈을 뜨고 나면 반복될 하루가 싫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딘가 날 안아줄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 12. 여름꽃은 겨울에 피지 않는다. 잠들기 전 돌아보는 우리의 하루는 왜 그리도 아쉬움이 남는지. 기억에 남는 일은 없고 괜스레 공허한 마음에 눈물 흘리던 밤. 오늘은 어떤 하루를 살았을까. 핸드폰 속 친구들은 조금씩 앞을 향해 나아가는데 나만 계속 제자리에 머무는 것 같은 기분. 여느 때와 같은 저녁,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수다를 떨며 당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내일을 위로한다. 아니, 유난히 힘들어한 ‘나’를 위로해본다. 언제나처럼 견뎌내 보는 우리들의 하루하루.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계절은 변한다. 그렇게 몇 번의 계절이 지나면 언젠가는 내가 피어날 수 있는 계절이 올 것이다. 꽃이 피는 계절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13. 완벽해 (feat. 소유) 남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그 사람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은 없다. 내 눈에 너무도 완벽한 사람이지만 그럴수록 괜히 불안한 기분이 든다. 나를 향해 속삭이는 사랑한다는 그 달콤한 말을 몇 번이나 듣고 들어도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네가 곁에 있어 줌으로써 지금의 나는 완벽한 것만 같다. * 완벽해 (feat. 소유)는 레터플로우X소유 콜라보레이션 싱글 앨범 [완벽해]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들을 안고서 저마다의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그게 이 글을 읽는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일 테니까요. 참 많은 생각을 했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앨범입니다. 굳이 위로라고, 공감이라고 표현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저는 이런 하루하루를 지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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