映照出你怀抱故事的崔艺谨的"黑色故事" 당신이 품은 이야기를 비춰줄 최예근 "까만 얘기"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것만으로도 음악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지만, 때때로 음악의 가치는 단지 듣는 기쁨을 넘어서기도 한다. 노래를 통해 의미 있는 기억을 담아내는 것도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꼭 기억해야 함에도 많은 이가 잊은, 혹은 잊고 싶어하는 것들을 다시 환기 시킬때 음악의 가치는 더더욱 커진다. 'K팝 스타 2' 출신에서 어엿한 프로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한 최예근의 이번 싱글 "까만얘기"는 그런 의미에서 남다르다. 그녀는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성폭력과 학대 사건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곡을 썼다. 제목인 '까만 얘기'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이의 마음 속에 자리한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의미한다.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짐이 될까, 혹은 자신을 단정 짓는 틀이 되어 버릴까 염려하며 마음 속에 차근차근 쌓아 놓은 이들을 대변하고자 한 그녀의 시도는 귓방망이와 함께 만든 탁월한 곡으로 온전한 가치를 획득한다. 차분하고 차갑게 떨어지는 비트 위로 덤덤하게 흘러가다가 애틋한 멜로디의 후렴이 귀와 가슴을 휘감는 구성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다소 가볍고 천편일률적인 가사의 노래들이 만연한 현 가요계에서 최예근은 듣기 좋은 음악으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가 남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것이 싱어송라이터가 흔한 시대에서도 그녀와 "까만 얘기"가 유독 빛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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