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의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는 멈춰졌지만 영원히 반복되는 루프라는 공간이 나온다. 늙지 않는 피터팬의 영원하지만 한정적인 모순된 세계. 현실에도 같은 시간을 계속 반복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무언가를 지키려 하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꾸만 떠내려가는 기억,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잊지 않으려는 마음. 그런 것들을 어떻게 노래할 수 있을까. 이야기의 감정을 담아낼 형식을 결정하는 일은 음식에 어울리는 그릇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낡고 오래돼 바래진 톤, 그렇지만 무겁게 가라앉지 않고 넓게 퍼져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따뜻함을 갖길 원했다. 적당한 온도. 반복되고 반복되면서 쌓여지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소리를 만져 나갔고 이제 하나의 노래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들려지길 기다리는 노래.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해도 삶에 그대로 남아 기다리고 견대낼 수 있는 용기는 결국은 삶에 대한 긍정이다. 그렇게 작은 몸짓으로 끄덕이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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